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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년 고택에서 느껴보는 선비문화와 정신

소월소심(素月素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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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수권
댓글 0건 조회 3,114회 작성일 14-10-1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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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소심(素月素心)


세심재(洗心齋) 앞 마당에 평상을 옮겨 놓고
선생님, 사모님 모시고 벗과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저희는 그저 거닐고 머물다 가는 것만해도
그런 호사(好事)가 없다 여기는데
두 분께서 늦은 시간까지 시간을 내어 주시니
벗과 제가 평생 잊지 못 할 너무나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사모님께서 함께 해주시고 향기로운 국화차와 과일,
따뜻하고 구수한 육개장까지 직접 만들어주시니
정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광영(光榮)이고 행복이었습니다.
돌아와 문득 떠올릴 때마다 저희에게 해주신 일이 더 깊게 다가옵니다.
소중한 인연(因緣)을 베풀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날 밤 붉은 소나무 위에 앉은 달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능파대(凌波臺) 아래로 유유히 흘렀을 낙동강 물결은 사라지고
시리도록 맑고 고왔을 서당 앞 옥연(玉淵)도 볼 수가 없지만
밝고 환히 빛나는 달을 보고 있으니
그 옛날 달빛 아래 반짝이던 꽃내(花川),
그 위에 드리워진 꽃뫼(花山) 그림자가 아련히 그려졌습니다.
문충공(文忠公)께서 말씀하셨던 그 풍광을
달이 알고, 소나무가 알고, 벗과 제가 어렴풋이 알 것 같아
풍광 속에도 올바른 정신을 담고자 했던
선비의 참된 마음이 느껴지는 기분 좋은 밤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술이 너무 과하여 이기지 못하고 댓돌을 오르다 넘어져 다쳤으니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되어 너무나 죄송할 따름입니다.
후일 저와 같은 미욱한 방문객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옥연정사에는 사모님께서 싫어하시는 안동소주 반입을 자제하고
과음을 경계할 것을 이곳에 적어 두고자 합니다.

 

선생님, 사모님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11월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불비례(餘不備禮)

 

김수권 배상(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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